*우치조윤 의 연성 문장은 '등을 바라보는건 생각보다 외로운 일이었다.' 와 '당신의 입술이 울고 있는걸요.' 입니다. 너 같은 건 없는 편이 나았어. 데려오는 게 아니었는데.별달리 특별할 것도 없는, 일상과도 같은 독설이 오늘따라 이상하게도 마음에 더 꽂혔다. 한 번도 돌아봐주지 않는 등을 바라보는 건, 생각보다 외로운 일이었다. 아무리 노력하고, 발버둥을 친대도 제게는 계속 그 차가운 등만 보이고 있을 뿐이라는 것을, 누구보다 잘 알고 있으면서도 윤은 여전히 미련을 놓지 못했다. 계속 그 등을 쫓다보면, 언젠가 한 번쯤은 뒤돌아보지 않을까. 따라오느라 고생했다고, 따뜻한 말 한 마디라도 건네주지 않을까. 헛된 희망이라고 생각하면서도, 그런 허상이라도 붙잡고 있지 않으면 윤은 살아갈 이유가 없었다. 윤..
그 애는 한 번도 전교 1등을 놓친 적이 없었다. 내 자리는 그 애의 대각선 뒷자리였는데, 나는 가끔, 수업시간에 교과서를 보는 대신 그 애를 봤다. 아무리 재미없기로 소문난 수학선생님의 수업이라도, 그 애는 늘 진지한 얼굴로 듣곤 했다. 나는 바른 자세로 앉아 경청하고 있는 그 애를 보는 게 수업을 듣는 것보다 더 재미있다고 생각했다. 그 애는 운동도 잘했다. 들리는 소문으로는 검도부의 에이스라고도 했다. 이른 아침부터 운동장에서 지루한 조회를 할 때, 전국대회 우승자라면서 교장에게 직접 상을 받은 적도 있었다. 그 애는 상을 받는 그 순간까지도 그 애다웠다. 상을 받는 일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얼굴 같기도 했고, 상 따위에 별로 관심 없다는 얼굴 같기도 했고. 여하튼, 그다지 기뻐 보이는 얼굴이 아니..